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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이 다르면 표현하는 방식(글쓰기)도 달라진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가가 되기 위한 7가지 조건 : 1) 책을 좋아하는 사람 2) 외국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 3) 말장난을 즐기는 사람 4)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은 사람 5)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6) 호기심이 많은 사람 7)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실 시는 말장난이 8할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먼저 사물이 있고 그 다음에 사물에 대한 아이디어가 따로 온다고 생각한다. ... 그러나 아이디어를 먼저 생각하고 사물을 연결시키는 방법이 상상력이다. ... 먼저 생각이 있어야 기발하게 사물을 볼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프랑스의 소설가 귀스타브 플로베르, 그는 이 세상에 동의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오직 하나 뿐인 올바른 낱말'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고 되풀이 해서 말했다. ... 그러니까 플로베르에 의하면 문장의 요체는 곧 명석함이라고 할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람의 생각은 대상에 따라서 고정적으로 일어나도록 훈련되어 있다. ... 구체적 대상이 없는 경우에는 저마다 생각의 흐름이 제각각이어서 그것을 그대로 적어 놓으면 의사소통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고정적이거나 혼란스러운 생각을 어떻게 글로 옮겨 놓아야 좋은 문장이 될까? 그것은 서로 다른 것을 적절하게 뒤섞는데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예상과 반대 예상. 현대 예술의 아버지 세잔는 일찍이 "데생과 색체는 별개가 아니다. 색을 칠함에 따라 데생도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그 둘이 함께 이루어져야 비로소 그림은 역동적인 힘을 발휘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의 구조를 늘 생각해야만 좋은 글쓰기를 할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원문을 읽고 해석하는 데에는 두 가지 단계를 거친다. 먼저 원문의 뜻을 파악하는 '발상'의 단계가 있고 그 발상을 완전히 우리말화하여 재구성하는 '표현'의 단계가 있다. 그런데 직역은 이 발상의 단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모국어의 발상과 표현은 거의 동시적, 무의식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통상 '말하면서 듣기'라고 한다. 그러나 외국어로 된 글을 읽고 발상을 일으켜 그것을 모국어로 표현해야 하는 번역가에게는, '말하면서 듣기'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모국어적 발상이 선행되어야 모국어다운 문장이 나온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번역가는 그렇지 못하다. 원문이라는 까다로운 괴물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번역가가 원문을 읽고 머리 속에 떠 올린 생각은 아직 모국어적 발상이 아니다. ... 생각을 떠올리는 계기를 마련해 주지만 동시에 모국어로의 표현을 방해하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도대체 원문이란 무엇인가? ... 의미 전달을 중시하는 책을 말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원문의 어떤 단어가 많은 뜻을 갖고 있을 때, 어떤 단어를 골라야 할까, 어떻게 표현하면 더 좋을까. 이 경우 어휘의 선택을 도와주는 것은 번역가의 해석이 달려 있다. 바로 여기에서 '번역가의 자유'라는 재량권이 인정되고 이 때문에 '번역은 글쓰기'라는 명제가 성립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우리말에서는 과거의 동작이 지속적이었는지, 아니면 1회적이었는지를 잘 구분하지 않는다. ... 그러나 헬라어나 프랑스어에 들어가면 사정은 달라진다. 헬라어는 과거의 동작을 미완료 과거, 과거완료, 단순과거 등 셋으로 구분한다. 이 같은 구분은 신약성서의 세계에서는 대단히 중요하다. ... 동사에 어떤 과거를 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사랑'의 상태가 확인히 구분된다. 프랑스어는 과거 동작이 1회적으로 끝났느냐 혹은 지속되었느냐를 구분하여 단순과거와 반과거의 시제형이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가의 자유와 의무는 원문의 흐름과 뜻을 잘 전달했는가로 최종 판단해야지, 원문에 없는 것을 넣었다, 혹은 있는 것을 뺐다는 기계적인 기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 번역가는 번역 기계가 아니다. 백퍼센트 기계적 대응은 불가능하다. 자연스럽게 번역가의 개성이 번역서 안에 스며들게 되며, 번역가의 글쓰기가 작동하게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서와 원서를 같이 놓고 읽으면, 아무리 잘된 번역이라도 원문과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왜 그럴까? 원서를 읽는 순간, 사람의 머릿속에 이미 어떤 해석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 '원문 그대로'라는 말은 분명 드높은 이상이지만 실제 번역에서 참으로 지키기 어려운 이상인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원문은 번역가를 도취하게 만든다. 원문은 너무나 강력한 힘이어서 자칫하면 속아 넘어가기 쉬운 사이렌이요, 히드라다. ... 무엇보다 깊은 관찰이 중요하다. ... '원문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이것이 번역가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첫번째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심란한 마음가짐으로는 작업할 수 없으니, 웬만한 일로는 동요되지 않는 평상심을 유지해야 한다. ... 악천후에도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원심마의(猿心馬意: 원숭이 같이 간사한 마음과 말처럼 마구 뛰논다는 뜻)도 가라앉힐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모든 일은 한번 좋으면 한번 나쁜 것이다. 평소 어려운 텍스트도 거부하지 말고 훈련해 두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을 쓰면 자기에게 익숙한 단어나 표현, 구문만 사용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그런 친숙한 것들보다 더 좋은 말이 분명히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비교하기 시작하면 한이 없다. 비교는 자신에게 스스로 모욕을 가하는 나쁜 사고방식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유명하지 않고,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더라도 좋은 책이라면 주저 없이 번역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자신보다 낫다고 생각되는 다른 번역가들을 연구하고 그와 경쟁하고 그를 넘어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가가 가장 부끄럽게 여겨야 하는 것이 오역이다. 번역가는 오역에 대해서 만큼은 불이과(不二過)의 정신으로 대해야 한다. ... 오역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절대 추측하지 않는 것이다. 한 점 의문 없이 어떤 단어와 구문을 이해하고 있는가를 늘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평일에 8시간은 무조건 작업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람은 하루에 8시간 이상 집중해서 일하기 어렵다. ... 밤새기나 벼락치기 번역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체력으로 일정한 시간에 지속적으로 작업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알맞은 취미를 가져야 한다. 취미가 뒷받침되어야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깨끗한 정신으로 작업에 임할 수가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라. ... 혼자서 자기복제 되는 언어와 문장으로는 계속 번역을 해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앞으로 번역가 생활을 계획한다면 지금부터 운동 취미를 가지는 것이 좋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은 단어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옮겨오는 것임을 늘 기억하라. ... 원문의 도움이 없으면 잘 이해되지 않는 그런 문장이라면, 그건 번역이 아니라 영어 단어들을 무의미하게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원문 그대로'라는 번역 원칙은 두 언어의 문법 구조를 도외시한 기계적 조언에 지나지 않는다. 번역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사람에게는 이론적 설득력이 있을지 모르나 실제 번역 현장에서는 통하지 않는 탁상공론인 것이다. ... 문법적 구조를 따라가기 보다는 그런 구조 속에 들어 있는 아이디어를 따라가려고 애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 번역은 단어난 문장을 1대1 대응 식으로 옮겨놓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옮겨놓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메이슨 그레이는 번역이란 곧 아이디어의 번역이라고 했다. ... 어떤 글을 읽고 일으키는 아이디어는 다 다르기 때문이다. ... 번역가에 따라 아이디어(발상)를 일으키는 것도 다르고 다시 그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 번역은 원문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로 귀결되므로 '번역은 글쓰기'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실 아이디어는 무(無)인가 하면 유(有)이다.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 높기도 하고 낮기도 하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아이디어가 내면이라면 글은 곧 그 표면이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원문의 아이디어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때로는 표면보다 내면에 더 신경 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쓰기를 위해 번역을 하는 작가도 많다. ... 창작과 번역이 서로 소통하는 글쓰기임을 보여준다. 외국어 실력이 뛰어나도 글쓰기 훈련이 없으면 훌륭한 번역가가 되기 어렵다. 번역가 지망생은 글쓰기에 힘써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문의 뜻이 원활하게 소통되지 않는데 원문 그대로 번역한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번역문의 뜻이 이해가 되지 않아 자꾸 원문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하는 번역, 이런 것은 독자에게 충실한 서비스를 하는 번역이 아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의 스펙트럼 상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번역관도 달라진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문화에 다양한 패턴이 있는 것 처럼, 번역도 어느 한 입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문파가 자유파의 번역을 비평하려고 할 때에는 (그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스펙트럼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추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일부러 오역하는 번역가는 없다. 그런대도 오역이 발생하는 것은 누구나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 오역은 대체 아예 모르는 경우, 사전 찾기 귀찮아서 추측한 경우, 모르지는 않는데 착각한 경우, 표면과 심층을 착각한 경우의 4가지 유형이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전을 찾기는 찾았는데 뜻이 너무 많아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망설여질 때에는, 원문의 맥락을 감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모르지는 않는데 착각한 경우는 번역가의 무의식과 관련된다. ... 선입견(혹은 무의식)이 작용하여 글을 잘못 읽게 되는 경우 곧 오역이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언어 표현에는 겉뜻(표면)과 속뜻(심층)이 있다. ... 작가가 잘 쓰는 표현이나 용어 때문에 표면과 심층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 겉으로는 긍정이지만 속으로는 부정이고 표면적으로는 칭찬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비난인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번역가는 이것을 잘 구분할 줄 알아야 오역을 막을 수가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오역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텍스트를 많이 읽어야 한다. 번역할 책을 여러 번 통독하는 것이 필수이다. 둘째, 하루의 번역량을 가능한 한 적게 책정해야 한다. 셋째, 번역을 완료한 후에는 완성된 번역 원고를 모두 프린트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해 본다. 넷쨰, 책이 출판된 다음에 평범한 독자 입장으로 돌아가 번역본을 통독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은 상투어와 관련해서 이렇게 말했다. "신문과 잡지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직유, 은유, 기타 비유법은 절대로 사용하지 말라."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남의 글을 자기 글처럼 쓰는 것이 상투성의 시작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이란 드로잉과 비슷하다. 드로잉은 몇 개의 선으로 사물의 윤곽을 표현하는 것이다. ... 한 솥 가득 끓인 국을 한 숟가락만 떠먹어도 전체 국 맛을 알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절대 상투를 잡아서는 안 된다. 상투를 잡지 마라, 이것이 글쓰기의 제1장 제1조가 되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하나의 문장에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들어가야 한다. ... 생각의 순서가 정리되지 않은 글쓰기는 피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쓰기의 진정한 중심은 하나의 문장이 아니라, 6 ~ 7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단이다. ... 하나의 문장 내에서 연결이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문단 내에서 각 문장이 잘 연결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연결의 가장 고난도 기술은 문단과 문단이 서로 잘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보통 기승전결이 뚜렷한 글은 역삼각형의 구조를 갖는다. ... 문장의 구조는 대체로 역삼각형, 정삼각형, 다이아몬드형이 일반적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여백을 남긴다는 것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않고서도 자신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 글 쓰는 사람은 독자의 읽기 실력을 믿고, 독자의 상상력이 높은 수전에 있다는 것을 미리 인정하고 상당한 여백을 남겨두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품은 뜻은 깊고 표현은 쉬워야만 하니 이것이 시인들이 어려워하는 바이다. (중국 송나라의 문화평론가 위경지)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어떤 특수한 입장에 귀가 얇아져서 보편적 입장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무를 유로 보아야 한다는 것은, 글쓰기에 비추어 보면 말하지 않으면서 말하는 것이다. ... 제대로 된 글은 표면을 통하여 어떤 내면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분야의 전문가가 그 책을 번역하는 것이데, 문제는 전문지식이 곧 번역 실력은 아니라는 점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가의 글쓰기 실력을 판가름하는 역자후기. 빠지기 쉬운 함정 세 가지. 1) 줄거리의 요약 2) 개인적 상황의 진술 3) 자기 지식의 과시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역자후기가 필요한 다섯 가지 이유. 1) 택스트에 집중하게 해준다. 2) 글쓰기에 도움을 준다. 3) 책을 많이 읽게 해준다. 4) 텍스트를 재검토하는 효과가 있다. 5) 독자에게 정성껏 봉사한다는 느낌을 준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역자후기를 쓸 때 정직, 용기, 겸손의 세 가지 덕목을 잊지 말자.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모든 게 아는 만큼 보이고, 연습한 만큼 나오지 않는가?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감동적 이야기는 어떻게 써야 할까. 우선 나의 이야기에 남의 이야기를 끌여들여야 한다. 하고자 하는 얘기를 갑이라고 한다면 그 반대 되는 을을 끌여 들여 어떤 종합을 이루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주된 뜻(주의)이 있으면 반드시 여기에 대적하는 뜻(적의)이 있어야 합니다. 문장을 별도로 만들어 적의로 주의를 공격해야 합니다.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의 명문 이건창)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누르고 눌렀던 생각이 저자의 내부에서 흘러 넘쳐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을 때 저자의 독특한 언어로 구체화시킨다면 좋은 글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니까 어떤 이야기나 생각이 저자의 내부에서 깊어지고 맑어지는 정화의 시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의 글을 써두고 몇 달이 지난 뒤에 다시 읽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찢어버리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좋은 발상이 좋은 글을 부른다. 글을 잘 쓰려면 먼저 자신이 글을 잘 쓴다는 평소의 엉뚱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천부의 재능이라는 것은 별로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 일찍이 프랑스 소설가 플로베르는 제자인 모파상에게 "재능이란 오랜 인내"라고 말한 바 있다. ... 번역가가 되려는 사람은 피나는 글쓰기 연습과 번역 연습의 과정을 거쳐 가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어떻게 해야 말의 동작, 제스처, 호흡을 잘 알아볼 수 있을까? 남이 써놓은 훌륭한 글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읽는 것으로 성이 차지 않으면 그 글을 아예 통쨰로 배껴보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의 추진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독자가 그 글을 어떻게 읽어줄 것인가를 정확히 예상하는 데 있다. ... 자기를 설득하지 못하는 글이 어떻게 남을 설득하겠는가.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남들과 폭넓게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다면 그것을 머릿속에 오래 간직해 두고 절이는 기간이 있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마지막 조언은 자기 글을 완전 남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좋은 구상을 갖고 있는 그림은 그리기도 쉽다. 문제는, 되지도 않는 그림을 미련스럽게 고집하여 억지로 끝까지 그리는 경우이다." (미술평론가 로버트 헨리)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대부분의 경우 기억 그 자체가 곧바로 글이 되지는 않는다. 그것을 겉으로 꺼내려면 기나긴 고통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어떤 기억을 단선적으로 기록해 놓으면, 그 글은 아무리 잘 써도 피천득의 <보스턴 심포니>나 윤오영의 <달밤>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글이란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있어야 하며 남의 흉내를 내서는 안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단선적 기록을 피하려면 글감의 개발이라는 화두가 중요하다. ... 세 가닥의 줄로 비비 꼬면서 묶으면 아주 단단하게 결박되어 사물이 아무리 버둥거려도 풀리지 않는다. 기억을 하나의 줄(에피소드)만으로 구체화하려는 것은 좋은 방법이 못된다. 서로 다른 것을 대립시키는 대구가 필요하다. 대구법은 알다시피 서로 다른 어떤 것을 대립시키는 수사법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주제를 말하기 위해서는 주제와 관련 없어 보이는 어떤 것을 도입해야 한다는 수사적 방법론.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대체로 보아 글감은 기억, 생각, 전통의 세 군데에서 나온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기억만으로 글을 쓰다보면 곧 한계가 온다. ... 따라서 두 번째 글감인 생각(외부 현상을 관찰하는 힘)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 전통의 계승은 통성한 글쓰기의 원천이다. 기존에 있던 작품이나 사상을 변형하여 새로운 글을 써내는 행위로서, 글쓰기의 좋은 밑천이 되어 왔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아름다운 문장(아름다운 여배우)으로 기억(누르고), 생각(돌리고), 전통(터치하고)을 동시다발적으로 말하면, 어느 하나만을 말할 때보다 훨씬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글쓰기는 처음에는 기억의 차원에서 출발하게 되나. 곧 사회와 역사의 차원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기억->사회->역자)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대체로 번역 계약서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다음 세 가지이다. 1) 원고 마감일 2) 번역료 3) 번역료 지불 방식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을 하다보면 300페이지짜리는 대략 두 달, 400페이지짜리는 대략 세 달 이렇게 평균적인 기간이 나온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료는 천차만별이다. ... 나의 경우는 3년 전부터 200자 원고지 1매당 4천 원을 받았다. ... 이렇게 매당 얼마를 받기로 정하는 방식을 계약서상에서 '매절'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출판계 내에서 통용되는 주된 번역료 지불 방식이다. ... 이와 다른 방식으로 '인세'가 있다. 이는 책이 팔릴 때 일정액의 원고료를 받는 방식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인생의 가치는 '즐겁게 노동'하는 데 있다." (촘스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더글러스 로빈슨 교수는 <번역가 되기>(1997)라는 책에서 번역가는 원문과 비교해 조금이라도 더 근접한 번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람은 마흔이 되기 전에 일생 해야 할 일을 하나 잡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의 어떤 시련이 닥쳐오더라도 그 일을 자신의 성채·반석·대피소로 삼아 이겨나갈 수 있다. ... 처음에는 인생을 위하여 일을 잡았으나, 나중에 가면 일이 인생을 통제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나는 라틴어 공부를 하면서 영어 단어의 60퍼센트가 라틴어에서 온 것임을 알게 되었다. consider (고려하다) : sidus (별) <- com + sidus (별점을 치면서 문제를 숙고하다). desire (욕망하다) <- de + sidero (별로부터 시선을 돌리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내 번역 실력의 8할은 출판사의 편집자와 교열자에게서 얻어온 것이다. 그들이 고쳐놓은 내 문장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내가 평소에 쓰지 않는 단어나 어구 그리고 표현 등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그것들을 쓸 때가 생기면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번역 실력을 늘릴 수 있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문화적 제약 때문에 우리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지 않고 고상한 한자어 또는 영어로 그 말을 대체하려 애를 쓴다. 언어란 생각을 곧바로 쏘아대는 레이저 빔이 되어야지 몇 번을 갈아타는 환승역 많은 지하철 노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언어 형태는 하루 바삐 고쳐야 한다. 그래야 좋은 글쓰기의 방도도 생겨나게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젊은 세대의 호흡과 취향에 맞는 글을 써야만 번역가로서 오래 갈 수 있다. ... 그들처럼 한글 위주의 문장이 되어야 하고 그 방편으로 국어순화에 힘써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감동이란 기분이 좋고 유쾌한 것, 감성의 만족, 욕망의 충족에서 오는 상쾌한 감정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결국 재미와 동의어이다. ... 글 쓰는 사람은 자신의 글이 감동적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 믿음이 없으면 결코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다. ...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 사랑을 밑천으로 남을 사랑할 수 있듯이. 글도 저자 자신을 먼저 감동시킬 수 있어야 비로소 남을 감동시킬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김성탄은 <서상기> 평론에서 문장의 네 가지 법칙을 제시했는데 곧 홍운탁월(빗대어 표현한 상징물 이해하기), 이당취수(비틀어 표현하여 반전 효과), 월도회랑(점층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긴장감 높이기), 묘처부전(생략함으로써 상상하게 만들기)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쓰기의 요령을 채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글을 많이 읽는 것이다. ... 써보는 것이 읽는 것보다 5배 이상의 강도를 갖고 있고, 원문을 번역하는 것은 다시 배껴쓰기보다 5배 이상의 강도를 갖고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자신의 번역을 남의 번역과 비교하는 것은 더 좋은 번역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자신이 어떤 표현을 좋아하고, 어떤 구문을 싫어하고, 어떤 단어를 선호하는지 알게 되면, 그것을 더욱 확대 발전시키거나 아니면 억압, 배제하여 더 좋은 글을 쓰게 된다. 번역 연습을 해보면 말에 대한 감각이 남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노력이 최고이며 재능은 그 다음 문제인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홍운탁월(烘雲托月)은 달을 묘사하고자 하나 그것이 어려우므로 밝은 구름을 그려 달의 모습을 대신 보여준다는 뜻이다. ... 대상을 직접 그리는 방식이 있고, 그것을 둘러싼 환경을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이 있는데 홍운탁월은 후자라고 할 수 있다. (객관적 상관물 objetive correlative)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이당취수(移堂就樹)는 집을 옮겨서 나무 밑으로 가져간다는 뜻이다. ... 이야기의 흐름을 교묘하게 비틀어서 독자에게 서늘한 인식의 충격을 주는 기술을 말한다. ... 글쓰기는 결국 어떤 급격한 반전을 통하여 독자로 하여금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것이다. ... '낮설게 하기'와도 상관이 있다. 낮설게 하기는 러시아 문학 이론가들이 개발한 개념인데 브레히트가 연극에서 그것을 차용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월도회랑(月度廻廊)은 달빛이 복도와 계단을 지나고 창문을 지나 비로소 방안의 어둠 속에 혼자 앉아 있는 미인을 비춘다는 뜻이다. ... 이를 수사법에서는 점층법으라고 한다. ... 처음에는 좀 수수하게 시작하여 뒤로 갈수록 강력해지는 것은 예로부터 멋진 글을 써나가는 한 가지 방법이었다. 달빛을 회랑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은 기억을 상상력에 의해 숙성시키는 것(marinating)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인간의 기억은 원래 망각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일상생활 중에 망각되지 아니 하고 항상 기억되는 과거는 글쓰기의 밑천이 된다기보다 정신적 상흔(트라우마)이 되어 버린다. 프로이트는 뒤의 기억이 앞의 기억을 수정하는 것을 '기억의 사후성'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인간의 상상력이 발휘되어 그 기억을 더 아름답게 수정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상상력은 이 망각(수중)과 기억(수상)의 사이를 반복하면서 계속 기억을 아름답게 정화해 나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기억은 수중(水中)도 수상(水上)도 아닌 제3의 지역(수면水面)애서 고정이 되는데, 이때가 바로 월도회랑의 때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어떤 기억을 머릿속에 간직하여 오래 성숙시킬수록 그 것은 더 절실해진다. ... 회상에는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묘처부전(妙處不傳)은 작품의 진짜 포인트는 말하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 아는 것을 다 드러내지 말고 조금만 드러내면 묘처부전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열거하기는 어떤 주제와 관련된 사항들을 계속 나열하여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글쓰기 요령이다. ... 어떤 구조를 이루면서 글이 파상형(波狀形)으로 퍼져나간다. ... 강력하게 관심을 끌어들인 후 그것을 지속시키는 사항들을 계속 열거하여 층운형(層雲形)의 구조를 유지한다. ... 열거하기는 열거 사항들을 아주 절묘하게 통제하지 못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낮은 글쓰기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청진한실(淸眞閑實) - 판타지로서 진실 말하기. 청(淸)은 참신한 것을 뜻하는 바, 남이 한 말을 따르지 않고 남이한 말을 줍지 않는 것이다. ... 진(眞)은 저자가 하려고 하는 말을 저자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 훌륭한 이야기일수록 이런 그럴듯함의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 한(閑)은 여유있는 정취를 말하는 것이다. ... 소재는 눈앞에 벌어진 일이라기보다 기억 속에서 다시 회상된 어떤 것이어야 한다. ... "좋은 시는 눈앞의 풍경을 그리면서도 뜻을 말 밖에 있어 말은 끝나도 그 맛은 끝나지 않는다." (익재 이제현) ... 어떤 사물을 정말로 깊이 있게 안다면 그것을 아주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몽타주 - 서로 다른 것을 엮음으로써 강렬한 메시지 전달하기. ... 몽타주는 대구(서로 대조되는 것을 내세우는 방식)로부터 시작하다. 서로 다른 것을 하나로 엮어서 더욱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몽타주 기법은 글쓰기에서도 훌륭하게 원용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증신두항설 - 모방을 거쳐 독창적으로 글쓰기. 버지니아 울프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대해 "그녀는 (증)오, (신)랄함, (두)려움, (항)의, (설)교가 없는 글을 쓴다. 세익스피어 또한 그런 방식으로 글을 썼다."고 말했다. 울프는 어떤 인물에 대하여 증신두항설 없이 묘사할 수 있어야 비로소 훌륭한 작가라고 강조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처음부터 창조적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선 남의 글을 보고서 그것을 배끼든 번역하든 모방해 보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다. 이렇게 하여 어느 정도 요령을 익히면 그 다음에는 자신의 생각을 가미해 나간다. ... 글쓰기를 잘 하면 번역을 잘 하고 번역을 많이 하다보면 자연 글쓰기의 요령을 익히게 된다. 이것은 자기도 모르게 이 모방과 창조의 과정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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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는 언어의 핵심이요, 우리가 보고 느끼고 상상하는 모든 것의 은유이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우리는 어떤 언어의 단어와 말을 배반하면서,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소한 것들도 재분류하면서, 문화에 대한 반역을 저지른다. ... 번역자는 텍스트의 저자, 독차층, 자신을 배신한다. ... 말은 아주 배신을 잘하는 물건이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말은 사물을 가르키는 비유에 지나지 않는다. ... 만약 단어가 사물의 비유 라면 왜 단 하나의 사물이 주위에 그토록 많은 비유를 거느리고 있는가?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언어는 어떤 특별한 단어에 여러가지 문화적 부가물을 매달아놓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 단어는 똑같은 사물을 지칭하는 외국어의 그 단어와 크게 다른 의미의 폭을 지니게 된다. 언어들 사이에는 같은 사물을 가리키는 많은 용어가 있고, 그 다양성 때문에 과연 그 사물의 독특한 실체를 파악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어떤 개념들은 한 언어의 독점적 소유물인 듯해 다른 언어로 올바르게 포섭되지 않는다. ... 우리는 모국어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 외국어에서 용어를 빌려오는데, 이럴 경우 종종 반역이 저질러 진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언어에 대한 배신은 많은 경우 단어들의 배신이고, 동시에 두 문화 사이의 의사소통에 끼어드는 장애물들의 존재를 보여 주는 것이다. 우리는 외국어의 민감성, 감수성, 반사적 반응 등에 필요한 변경을 가해 우리 우리 문화 속에 동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저자의 자유의지와 독창성은 그가 생활한 문화 범위 내에서만 존재한다. 만약 저자가 문화를 배신하려 든다면 그의 내부에서 그가 아주 친밀하게 알고 있는 어떤 지식을 통해 배신할 수 있다. 반면에 번역자는 외부에서 그 문화를 배신하는데, 이 때 그(번역자)는 자신이 획득한 반성적(反省的) 지각을 동원한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저자가 자신의 문화적 범위 내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들로 번역해 놓은 것을, 번역자의 언어와 문화로 번역해 번역자의 것으로 만들려고 할 때, 번역은 아주 위태로운 지경에 빠진다. 그것은 반역의 행위인 것이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번역에서든 글쓰기에서는 적절한 단어는 부적절한 표준어보다 더 낫다. ... 번역은 선택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그 선택은 결국 개인적인 것이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저자가 그의 모국어에서 많은 동의어 중 하나를 선택할 때는 의도적으로 신중을 기한다. ... 아주 자연스럽게 본능적으로 선택한다. ... 그렇지만 번역자는 그나 저자나 각자 '고유의 단어'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경계해야 한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이름은 번역자들이 무서워하는 것이고 왜 번역이 불가능한지 예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모든 기독교 이름과 구역성서의 이름들은 성서가 널리 존중되는 곳에서는 현지식 이름을 갖고 있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번역가는 자신의 번역물이 그 자신이 활동했던 시대에 국한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해 하는 어려운 입장에 있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켈트인, 이베리아인, 이탈리아인, 기타 나무 베는 사람들과 물 긷는 사람들이 그들의 간결한 필요성에 따라 라틴어의 문법을 간소화 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불가타 성경 속에 나타난 그들 교회의 언어가 증명하는 바이다. 그리하여 새로운 언어들이 생겨나면서 사람들은 라틴어의 명사 격변화를 없애 버렸고 복잡한 시제를 간소화했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뇌중풍을 맞아 언어능력을 잃어버린 환자가 외국어로는 여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 외국어는 두뇌의 다른 부분에 저장되어 있는 까닭이다. ... 즉 우리는 외국어를 말할 때 두뇌의 다른 부분에 의존 하는 평소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번역자는 두 언어 사이를 왕복하는 일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자아 사이를 원활하게 넘나들어야 제대로 된 번역자라 할 수 있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로망스 언어들은 고전 라틴어를 개선한 언어들이라고 할 수 있다. 명사의 격변화를 없애 버리고 품사들의 상호관계를 표시하기 위해 전치사를 도입함으로써 언어에 의한 의사소통을 훨씬 수월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한 편의 글은 다른 언어로 완벽하게 복제되지 못하고 단지 모방될 뿐이다. ... 그래도 번역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유사성들을 세계에 살고 있고, 또 그 세계가 우리 깊숙히 침투해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어른거리는 보이지 않는 색깔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읽으면서 동시에 번역하는 것' ... 그렇게 하면 책을 처음 읽을 때의 신선한 느낌을 번역본에 부여할 수 있고, 또 번역본을 처음 읽는 독자도 그런 느낌을 부여받아야 마땅하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훌륭한 번역은 곧 훌륭한 읽기다'. 만약 우리가 반드시 그렇게 읽어야 하는 읽기 방법을 안다면, 우리는 원서를 읽은 것을 번역어로 옮겨 놓을 수도 있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포르투갈 사람들은 작은 나라 사람들답게 소리를 줄여서 발음 하려고 하지만, 브라질 인은 광대한 국토를 가진 사람들처럼 소리를 길게 늘여서 발음한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언어는 아주 개인적인 방식으로 분해될 뿐만 아니라 어떤 집단에만 해당하는 일정한 구조로 분해된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옮긴이의 말] 원서의 뜻을 잘 파악하려면 동독과 다독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라보코프 같은 작가는 모든 독서는 재독이 기본이라 말헀고, 소(小)플리니우스는 여러 책이 아니라 같은 책을 여러번 읽어야 한다고 갈파했다. 특히 영어 번역자는 성경이나 세익스피어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야 한다. 영미권의 작가들이 두 책을 인용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옮긴이의 말] 원저자의 언어가 있는가 하면, 번역자의 언어가 있는 것이고, 그 두 언어의 표현 능력은 똑같이 무한대로서 환생을 했던 말았든 집필자는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 모국어와 외국어를 똑같이 무한대로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번역에서는 모국어를 중시하면서 원서의 언어에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옮긴이의 말] "번역은 결국 읽기이다. 번역자가 원문을 그렇게 읽었기 때문에 그렇게 번역한 것이다." ... 원문을 너무 중시하면 오히려 번역이 죽어버리는 이상한 결과에 갇혀 버린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옮긴이의 말] 말은 메시지 전달 도구이지만 동시에 놀이도구가 된다. ... 언어의 메시지보다는 놀이 기능이 더 뛰어난 문학도 있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옮긴이의 말] 라바사가 주장하는 번역의 3박자는 결국 메세지, 문체, 소리이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옮긴이의 말] 메시지와 놀이가 잘 융합되어 뭔가를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것이 곧 리얼리티이다. 따라서 이상적인 번역은 이 리얼리티를 추구해야 하고 그것을 번역 속에서 구현 해야 한다. ... '모든 인생은 번역'이라는 말은 '이 세상은 이야기(mundus est fabula)'라는 라틴어 격언과 같은 뜻이다. 세상이라는 개념은 각 개인이 그 세상을 해석(번역)해 이야기로 만들어 놓은 것일 뿐, 세상=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이런 점에서 원서의 텍스트는 그 세상의 번역이며, 다시 번역서는 그 텍스트에 대한 논평이 된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옮긴이의 말] 언어의 감각은 시대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번역할 가치가 있는 작품은 세대가 지나가면 새롭게 번역되어야 하고, 실제로 많은 번역이 시대의 언어 감각에 맞게 새로운 옷을 입고 태어나고 있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옮긴이의 말] 번역을 전 단계에서는 텍스트의 해석이 필수적이다. ... 일기를 잘해 훌륭한 해석을 했다면 그 다음에는 글쓰기의 문제가 등장한다. 이 글쓰기는 다시 쓰기와 같은 개념이다. 아이디어는 주어-동사-목적어의 형태를 취하면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흐리멍텅한 상태로 번역자의 머릿속에 떠오른다.이걸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는 원서를 잘 읽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 잘 읽는 것은 발상을 일으키는 과정일 뿐, 그것이 곧 표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글쓰기는 금방 배워지는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번역하면서 직접 익히는 수밖에 없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옮긴이의 말] 적절한 말을 찾아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아는 단어도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사전을 찾아 보는 것이다. ... 라바사도 "번역자는 오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사전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 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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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 2005 /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어떤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듣는 소리 모두를 입으로 표현할 수는 없다. 입으로 소리를 내어 두뇌에 기억시킨 소리만 표현할 수 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언어를 습득하는데 있어서 언어 멜로디가 체득되지 않으면 문장 구조 및 어순에 대한 감각이 제대로 생기지 않는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외국어는 학습보다는 연습을 통해 익히는 것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부단한 연습으로 외국어를 몸에 익혀 몸에 밴 사람들은 외국어를 사용할 상황에 처하면 규칙을 생각할 필요 없이 습관적으로 몸에 익은 외국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저절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집중해서 듣기 - 우선 라디오 방송을 10분 정도 녹음해 듣는다. ... 어느 정도 듣고 이해는 하지만 말할 때 표현이 미숙한 이유는 듣기 훈련 단계에서 핵심 단어로만 뜻을 대충 파악하고는 세세한 표현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귀에 맴돌게 듣기와는 달리 집중해서 듣기를 할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듣고 또 듣고 반복해서 내용을 완벽하게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매일 대강 다섯시간을 듣는 것보다 귀찮더라도 같은 내용을 수없이 반복해 들어 단 한 번이라도 그 내용을 완벽하게 들은 경험을 한 사람만이 듣기에 발전이 있다. 대충 듣기는 금물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반복해서 들어 내용이 다 들리기 시작하면 들은 내용을 문장별로 써 보도록 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받아쓰기 - 어떤 것을 다른 것과 연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만 하면 두뇌는 즉시 연상 결합 작용을 시작한다. 연상 결합은 기억과 창조력 향상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며 우리의 두뇌가 육체적인 경험을 지각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통합 장치이고 기억과 이해를 돕는 열쇠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영상은 단어보다 더 자극적이고 폭넓은 연상 작용을 일으키므로 창조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하고 기억력을 강화시킨다고 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언어가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언어의 구성 요소를 모두 골고루 할 때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여러 주제에 대한 배경 지식도 있어야 이해가 용이해지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큰 줄거리인 몸통은 물론 세부 내용 즉 깃털까지 다 들을 수 있는 단계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사용된 영어 표현까지 신경을 쓸 수가 있기 때문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많이 대충 아는 것보다 적은 양이라도 정확히 아는 것이 외국어의 사용 단계에서는 중요합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계속 같은 시간대에 외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결국 습관으로 몸에 배게되며 자연스럽게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뇌 활동을 증진시키려면 그저 열심히 책을 읽거나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음식, 음악, 적절한 휴식, 운동 등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뇌는 인체에서 가장 욕심이 많은 조직으로, 사람이 먹는 음식은 그 사람의 생각에 큰 영향을 준다. ... 음악은 생각을 끌어 올려 준다. ... 신체적 운동은 근육과 뇌를 동시에 증진시켜 준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캘리포니아 소재 설크연구소의 프레드 게이지는 성인에게서도 새로 뇌세포가 성장할 수 있고 이는 운동을 통해 더 촉진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면 뇌에 나쁜 영향을 주어, 기획, 문제해결, 학습, 집중, 경계 능력 모두 타격을 받는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악을 생각하지 말고, 알을 행하지 말며, 악을 듣지 말라."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어린이는 실수에 둔감하다. 또래와 사귀려는 욕구도 강하다. ... 반면 어른들은 실수에 민감하고 자기를 지키려는 욕구가 강하다. 때문에 모르는 것이 있어도 창피하다는 생각에 묻지를 않는다. 무릎이 깨지지 않고 걸음마를 배울 수 없듯이 실수 없는 성공은 없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모국어 실력, 중요한가? - 정보 습득보다는 우리말 표현 그 자체에 신경을 써야 한다. ... 뜻이 비슷한 유의어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속담이나 사자성어를 많이 알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 우리말로 쓴 글이라도 자기가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분야의 글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 언제나 국어를 정확하게 구사하려고 노력하자.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외국어를 잘하려면 외국어를 취미로 생각하고 꾸준히 익혀야 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bilingual'은 문화와 사회적 수준이 엇비슷한 두 개의 언어 집단으로부터 동시에 그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사람이라고 정의한 티에리 박사.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국제회의통역사는 내용 전달에 있어서 정확하다. ... 여러 방식의 통역을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능력. ... 자신이 들은 것은 물론 자연스레 알게 된 것에 대해서까지 철저히 함구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기가 전공하는 언어에 대한 거의 본능적인 수준의 '감각'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실제로 외국어 능력은 계단식으로 향상된다. 일정기간의 학습을 통해 실력이 향상되면 한동안은 본인의 실력이 더 이상 들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외국어 학습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단계별로 그 바닥이 점점 넓어진다. ... 하지만 내려오는 길은 마치 미끄럼틀처럼 한순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통역사에게 모국어 실력은 외국어 실력만큼, 아니 외국어 실력보다 더 중요하다. ... 통역이란 외국어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자연스러운 모국어를 표현하는 것이라는 게 대원칙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언어와 번역 - 통혁이 구어 커뮤니케이션이라면 번역은 문어 커뮤니케이션이다. ... 구어는 메시지 전달자와 수신자가 같은 공간에 있지만, 문어는 다른 공간에 있다. ... 변화하는 언어와 문화에 호흡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번역은 무슨 내용을 번역 하느냐에 따라 크게 문학번역과 실용번역으로 나누어진다. ... 전문분야를 다루는 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한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전문 교육이 필요하다. ... 실제 번역 작업에 들어가기 앞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사전 조사 작업'에 할애해야 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충실성을 존중하되 그것의 노예가 되지 않고, 가독성을 중시하되 상투성의 덫에 걸리지 않는 어떤 경지에 번역가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연주도, 연기도 통역도 번역도 모두 해석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문학번역가의 자유와 행복은 모국어에 표현력을 높이려는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서 획득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우리나라에서는 ... 시간이 흐를수록 문학과 한국어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번역 기술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스킬이 있어야 보다 완성도 높은 번역물이 나온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문학 번역가는 저자와 출판사 양측의 요구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며 책임은 실로 막중합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번역과정을 크게 3단계로 '이해-탈언어화-재표현'으로 보는 해석이론은 실제에 기반을 둔 이론이어서 번역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다. 무조건 번역을 많이 한다고 해서 번역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모든 원문 텍스트에는 문제점이 발생하는 지점이 있어, 이러한 문제에 부딪혔을때, 이론을 통해 몇 가지 원칙을 숙지하고 있으면 보다 원활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언어능력이 전제되어야 하고 주제지식, 배경지식을 갖추어야 가능하다. 왜냐하면 이해를 하지 못하고는 번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문학번역에는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하다. ... ESIT의 번역교육 방향에서 살펴보면, 문학번역이란 원문 형식의 가치를 평가하고 탈언어 과정을 거쳐 새로운 형식의 도착어 텍스트로 번역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문학번역은 고도의 장인정신을 요구하는 일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늘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린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앙드레 지드(1869-1951)는 ... 외국어를 배우고 익히면서 모국어의 부족한 부분을 자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장 들릴은 "번역사는 글 내용에 대한 주인이 될 수 없기에, 표현에 대한 주인이며 영감을 받지 않는 작가"라고 표현한 바 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안타까운 것은 번역사의 눈에는 어색한 표현들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번역사는 원문을 읽으며 이미 내용을 이해했기 떄문이다. 하지만 내용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번역물을 읽으면 이해도 잘 안되고 애매모호한 표현들로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감수자는 어떤 부분을 왜 감수하였는지 명쾌하고도 분명한 즉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무엇이 번역의 기준인가? - 첫째, 의미에 충실하기 위해 사용된 단어 보다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해야 한다. ... 언어 외적 지식, 즉 다루는 주제 지식을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 둘째, 도착어에 충실해야 한다. ... 사실 모국어도 지속적인 훈련이 없으면 '모국어다운'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 셋째, 번역 결과물의 소비자인 독자의 대한 충실성이다.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문학작품 번역사의 재량은 원문 텍스트의 형식에 대해 발휘하는 것이지 이 형식을 통해 발생되는 효과에 대해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의사전달 행위는 동일한 내용과 효과를 충실히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번역 불가능론은 번역을 텍스트 차원의 등가 관계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적 차원의 대응 관계로 보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다. ... 한국어처럼 세분화되어 있지 않다고 번역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번역은 엄연히 존재하며 바벨 이후의 시대에 있어서 필요악이다. 번역은 문화 교류와 이동과 생존에 필요불가결한 활동이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 원문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충실성'의 요구와 번역문의 '가독성'의 요구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실제 번역에 있어서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다. ... 이 두 가지 중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으며, 번역사는 어느 쪽에 비중을 둘 것인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자막번역의 경우 글을 읽는 속도와 호흡이 잘 맞아야 하므로 자수의 제한이 있다. 반면, 더빙번역은 호흡과 말 길이, 입맞춤(lip synchronization)이 중요하다. ... 특히 말을 군더더기 없이 압축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자료 수집부터, 조사, 글 가다듬기까지 모두 혼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팀으로 작업하는 작업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이다. 번역물이 출판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앞으로도 번역이 팀워크로 가야 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 외국어와 통역, 번역 / 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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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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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어의 성립> 야나부 아키라 지음 / 김옥희 옮김 / 마음산책 / 2011년 11월


'권'은 right가 아니라 오히려 힘을 의미했다. 하지만 반면에 사람들은 이를 통해 right의 의미도 자츰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실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사람들은 새롭게 출현한 '권'을 우선 받아들였으나, 동시에 거기에는 미지의 right와 유사한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것을 차츰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일본인들이 외래문화를 수용할 때는 항상 이런 과정을 거쳐왔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근대'라는 번역어는 '근세'라는 시대 구분 용어가 어느 정도 정착한 후에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 1950년대에 들어서서 '근대'가 시대 구분의 정식 용어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근세'는 항상 정식의 시대 구분 용어로 쓰이는 데 비해서, '근대'는 '서구 근대', '근대 문화', '근대 과학' 등과 같이 숙어 형태로 쓰이고 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사회'는 society의 번역어다. 메이지 10년대(1977~1986)에 활발히 쓰이기 시작했으니까 역사가 1세기 가량 된 셈이다. ... 해당하는 말이 없었다는 것은 곧 society에 대응할 만한 현실이 일본에 없었음을 의미한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사회'는 society의 번역을 위한 신조어나 다름없다. 오래된 한자어이지만, 일본에서의 용례는 극히 드물었다. 따라서 번역어 '사회'는 '사'와 '회'를 새롭게 조합해 만든 단어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사회'에는 본래의 '사'의 어감도, '회'의 어감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번역어 '사회'에는 확실히 society와 의미가 어긋나는 부분이 거의 없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사회'라는 번역어가 일단 정착하자, 그와는 대조적으로 '세상'은 번역문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런 사실을 통해 우리는 오히려 '사회'라는 번역어가 앞에서 서술한 것과 같은 중요한 특징을 갖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즉 긍정적인 가치를 지니며, 또한 의미 내용이 추상적이라는 특징 말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연애'는 가치가 높고, 예전부터 일본에 있었던 '연'은 그에 비해 가치가 낮다는 식의 사고는 냉정하게 생각하면 잘못된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이것은 번역어를 매개로 선진국의 사물을 받아들일 때 일본인들이 항상 빠져들기 쉬운 사고법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자연'이 nature의 번역어가 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nature의 뜻을 그대로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번역어가 됨으로써 우선 nature와 비슷한 어법으로 쓰이게 되었다. 논리학 용어로 말하면 냐포적인 의미는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외연적으로는 마치 nature인 것처럼 취급되었다. 즉 대상 세계를 표현하는 말처럼 취급된 것이다. 이것은 의미상으로는 모순이다. 이런 모순으로 인해, '자연'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은 모순을 덮어버릴 만한 의미를 찾게 된다. 이렇게 해서 애써 의식적으로 '자연'이고자 하여 '자타'가 '융합'한다. 그럼으로써 '자연'의 의미가 회복되고, 동시에 새로운 의미를 낳게 된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자연'이라는 단어 역시 근대 이후에 서구어 nature의 번역어로 쓰였다, 하지만 이것은 번역을 위한 신조어는 아니다. ... 역사가 오래된 말이다. ...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자연'이라는 단어에는 새로 탄생한 nature에 대한 번역어로서의 뜻과 오랜 전통을 가진 뜻이 공존해온 셈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자연'이란 오늘날 '자연과학'이라고 할 때의 '자연'이다. 요컨대 nature의 번역어로서의 '자연'인 것이다. nature는 당연히 객관적 존재로, 인간의 '정신'과는 대립한다. ... '있는 그대로'의 경지에는 외부의 객관세계와 내면의 정신 사이에 구분이 없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자연도태'에서 '자연'은 과연 무슨 뜻이었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면, 이 '자연'에는 nature란 뜻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일본어 고유의 '자연', 즉 '저절로 이루어지는 도태'라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 '자연도태'란 '자연에 의한 도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도태'를 의미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존'은 '인간 주체의 행동으로서 시간적 추이와 더불어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자가 인간관계 속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존재'는 예로부터 한문 서적에서 쓰였으나 용례는 극히 적다. 영어-중국어 사전에는 '존재'라는 번역어가 없다. 따라서 '사회'와 마찬가지로 번역어 '존재'는 일본에서 만든 단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평이한 일본어'로 번역해서 완성되는 번역문이 제대로 된 일본어 문장이 된다. 번역자의 사고도 그런 일본어에 의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번역 대상인 원서가 새롭고 이질적인 사상을 담고 있는 경우에는 종래의 일본어 문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술할 수 밖에 없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he는 과연 그'彼'일까? 서구어의 3인칭 대명사에 대한 번역어로 일본에서 '彼'라는 말을 쓴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individual은 에도막부 말기에서 메이지 초기 사이에 '혼자'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았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love와 '일본의 통속적인 문자' '연'과는 다르다. 따라서 love에 적합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연애'라는 단어였던 것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modern의 번역어로 '근대'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890년경의 일이다. 히루 반세기 이상의 세월 동안 번역어 '근대'는 물론 시대 구분의 개념을 갖고 있기는 했으나 그 의미가 매우 모호했으며 용례도 드물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nature에 대한 번역어 '자연'은 '정신'을 포함하지 않지만 순수 일본어 '자연'은 '정신'을 포함할 수 있으므로 결국 그의 주장에는 모순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 일본어에서 본래 '자연'은 '자연히'와 같은 부사로 쓰이거나 '자연스런'과 같은 형용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nature는 명사라는 차이가 있다. ... nature에 대한 번역의 영향을 받아 '자연'이 명사로 쓰이게 된 것은 메이지 20년, 즉 1886년 이후의 일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나 그 모임의 이름에 '사社'라는 말을 쓴 경우는 일본에서 메이지시대가 시작된 1868년 이전에 이미 있었다. 그러다가 메이지 초기에는 이 '사'라는 말이 하나의 유행어가 되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그 무렵 만들어진 번역어에는 이런 식으로 한자 두 글자로 이루어진 신조어가 많다. ... 외국에서 드렁온 새로운 의미의 단어에 대해 일본인에게 친숙한 단어를 대응시키지 않음으로써 의미의 어 의미의 어긋남을 피하고자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으로 해서 필연적으로 뜻이 명확하지 않은 단어를 만들어내게 되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근대 이후에 '彼'라는 말의 의미가 변화하고 발달한 첫 번째 이유는 '彼'가 번역어로 쓰였다는 데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번역문의 영향으로 일본어 문장이 변화함으로써, 그런 새로운 문장 속에서 '彼'가 쓰였다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단순히 '역사의 시대 구분 중 하나'라면 좋다 나쁘다 식의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증오하기도 동경하기도 하는 '근대', 가치를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근대', 이것은 번역어 '근대'의 이면적인 의미가 표면화한 것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마침내 society가 '사회'로 번역될 무렵에 individual은 '일개인'으로 번역되는 경향이 급속도로 확산되더니, 그 후에 '일'이 떨어져나가 '개인'이 되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말이 현실에서 쓰이는 과정은 사용자의 의식을 넘어서서 이루어진다. 즉 번역어를 포함한 더 단어의 구조가 우리에게 자극을 주고고 우리의 의식을 조종하여, 번역어가 원어의 뜻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게끔 하는 것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말이라는 것은 일단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유통되면 독립적인 개체가 되어 독자적으로 활동한다. 처음에 쓴 사람, 단어를 만든 사람의 뜻대로는 되지 않는 법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명사 individual에는 물건을 가리키는 뜻과 사람을 가리키는 뜻이 있는데, 사람을 가리키는 경우에는 '혼자'로 번역된 것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번역어 '연애'로 우리는 1세기쯤 전에 '연애'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즉 그때까지 일본에는 '연애'라는 것이 없었다. ... 일본에서는 과거에 '연燃'이나 '애愛', 혹은 '정情'이나 '색色' 같은 말로 표현했다. '연애'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번역어는 원래 하나의 언어 체계, 문화의 의미 체계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단어를 그 체계에서 분리해 끄집어낸 것을 토대로 한다. 따라서 분리된 상태의 번역어만을 보고 본래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반드시 완벽한 이해가 이루어져야만 받아들여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런 다음 차츰 그 뜻을 잏해가는 수용 방식도 있다. 일본에서의 번역어는 단적으로 말하면 그런 기능을 하는 말이다. 유사 이래 일본인들이 한자를 사용하여 이질적인 문화를 받아 들인 것도 그런 방식이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번역에 적합한 한자 중심의 표현은 한편으로는 학문이나 사상분야에서 번역에 적합하지 않은 순수 일본어로 된 일상어 표현을 내팽개치고 내동댕이쳐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철학은 일본인들의 일상 속에 살아 있는 의미와 괴리되어 있다. ... 서구 철학의 기본 태도와도 상반된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사람들은 뜻이 명확하지 않은 말을 쓰기를 주저할 것 같으나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서구어-일본어 사전에서도 메이지 전반, 즉 1870년대 정도까지는 '미'보다 '미려'가 많이 쓰였으나, 얼마 후에는 역전되어 '미'의 용례가 더 많아졌다. ... 근대 이전의 일본에서는 '미'라는 말이 오늘날과 같은 쓰이지 않았기... 물론 '미'와 어느 정도 유사한 단어와 사고가 일본의 전통에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서구어의 번역어 '자유'는 좋은 의미, 일본어에서 본래 쓰이던 '자유'는 나쁜 의미였다. ... '자유'라는 말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썼는데, 번역어 '자유'의 역사도 짧지는 않다. ... 에도막부 말기까지는 약간의 차이는 있었으나 적어도 사전에서 freedom이나 liberty와 뜻이 같은 서구어를 일본어로 바꾸려 할 때는 우선적으로 '자유'가 채택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어떤 말을 증오하거나 동경하거나 할 때, 사람들은 그 말의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아니다. 거꾸로 말이 사람을 지배하고 사람이 말에 이용당한다. 가치를 부여하여 바라봄으로써 그만큼 말에 휘둘리는 것이다. ... 어떤 말을 증오하거나 동경하는 이유는 그 말의 통상적인 의미나 사전적인 의미와는 무관하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언어 체계에 '공백'이란 있을 수 없다. ... 번역어 '彼'는 공백을 매우기 위해 일본어 문장 속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말로서 침입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우선 he는 3인칭대명사이지만, '彼'는 본래 지시대명사다. 일본어에는 본래 3인칭대명사가 없었으며, 오늘날에도 사실은 없다고 하는 편이 옳다고 본다. ... '彼'는 본래 발언자와 듣는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가리키는 지시어다. 이것은 곧 역으로 말하면 '彼'는 발언자의 위치와 직결되어 있는 셈이다. 그에 비해서 영어 등의 3인칭대명사는 발언자의 위치와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이미 언급된 내용을 가리킬 때 쓴다. ... '彼'란 본래 사람만이 아니라 사물을 가리킬 때도 쓰는 말이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의미 내용이 추상적이라는 것은 곧 단어가 지식으로서 들어와 구체적인 용례가 부족한 탓에 그 뜻이 명확하지 않아 이해하기 힘듦을 뜻한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의미 형성의 초기 과정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함께 쓰고, 쓴 것을 같이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미가 만들어져가는 방식이다. ... 따른 하나는 오로지 쓰기만 해서 보여주는 사람과 쓰지는 않고 쓴 것을 보기만 하는 사람 사이에서 의미가 성립되는 방식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의미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유행하고 남용되며, 유행하고 남용되기 때문에 다의적이 되는 것이다. ... 말하자면 '근대'라는 말은 처음에는 의미가 불충분한 상태로 존재했다가 점차 적당한 의미를 획득한 셈인데, 이것은 일본에서 번역어의 의미가 형성되는 전형적인 과정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일단 단어가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그 단어의 뜻이 명확하지 않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법이다. 모든 말에는 당연히 명확한 뜻이 담겨 있을 거리고 생각하는 것이다. 쓰는 당사자는 잘 모르더라도 단어 자체에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고 믿게 마련이다. 어쩌면 잘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남용되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단어는 문맥상 다른 단어와의 구체적인 연관성이 부족하더라도 막연히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믿음에 의해 사용된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일본어에서 음독音讀을 하는 한자어는 본래 이국 태생의 말이었다. 일본어에서는 이 이국 태생의 말은 이질적인 성격은 그대로 남긴 채로 고유의 말과 혼재시켜왔다. 군대 이후의 번역어에 두 자로 된 한자어가 많은 것도 이런 전통의 원칙을 자연스럽게 따른 것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일본에는 society에 해당하는 고유어가 없었다. 하지만 일단 '사회'라는 번역어가 생겨나자, 사람들은 그 단어에 담긴 뜻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기라도 한 것처럼 society와 기계적인 치환이 가능한 단어로서 '사회'를 쓸 수 있게 되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일본의 번역어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번역어는 선진 문명을 배경으로 한 품위있는 외래어이며, 뜻이 비슷한 일상어에 비해 어감이 좀 더 고상하고 고급스러운 것처럼 막연히 느껴졌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일본의 학문과 사상에서 쓰이는 기본 용어가 일상어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자 수용 이후로 존재해 온 뿌리깊은 역사적 배경이 있다. 한편으로 보면 번역어가 일상어와 분리되어 있었던 덕에 근대 이후에 서구 문명의 학문이나 사상 등을 신속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셈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일본인이 일상의 평범한 언어감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을 토대로 출발한다. 그런 다음 단어 사용법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의미의 모순을 이끌어내고, 그 모순에 의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갔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주어는 문맥상 파익이 가능하면 특별히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일본어에 적합한 사고다. 일본어에는 주어를 드러내기 어려운 경우가 한 가지 더 있다. 일본어 특유의 수동적인 표현이 나올 때다. ... '생각된다'라는 표현은 필연적으로 주어를 피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일본인들은 '하다'가 아니라 '되다'라는 동사를 즐겨 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지난 천몇백 년 동안 일본이 중국 등의 선진 문화를 한자라는 문어文語를 통해 받아들인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일본은 일관되게 번역을 통해 선진 문화를 받아들인 나라다. 번역되어야 할 선진 문명의 단어에는 반드시 '평이한 일본어'로는 표현이 불가능한 의미가 있게 마련이다. ... 완벽하게 흠잡을 데 없는 '번역어'는 사실상 '평이한 일본어'에서는 찾을 수 없다. 그래서 그런 표현하기 어려운 의미를 한자어에 떠넘긴 것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하나의 번역어를 둘러싼 전통적인 모국어의 뜻과 번역어에 대한 원어의 뜻이 혼재하는 현상을 사람들이 알아차리기는 어렵다. 한 단어에 대해 단 하나의 뜻이 처음에 있어, 그것을 서구에서는 nature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자연'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 '자연'이 nature의 번역어로 쓰여서 nature와 같은 의미를 갖게 된 것이 아니다. ... 소수의 사람들이 그 의미를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말의 의미는 그것을 쓰는 사람의 의식도 초월하는 하나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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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자와 유키치는 individual을 '사람'이라는 단어를 써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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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문제는 단순히 단어의 번역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번역하고자 하는 개념이나 현상 자체가 일본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옮긴이의 말) 일본에서 '카세트 효과'를 위해 번역어로 체택된 한자어는 우리에게는 번역어가 아닌 그저 한자로 된 일본어였을 따름이다. 당시에 그런 어휘들은 같은 한자문화권인 우리에게는 번역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어떤 진지한 고민이나 내면화 과정을 거치치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일본에서 만들어진 번역어들은 또다시 '한국적'으로 왜곡과 변질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해설) 번역은 처음부터 또 다른 번역어와 경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살아남는 번역어는 카세트 효과 속에서 살아남은 것이지, 반드시 가장 적절한 번역이 생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해설) 사전의 편찬은 출발어와 다른 한쪽에 설명되는 도착어 사이의 등가성을 전제로 하지만, 도착어는 언제나 하나가 아니라 복수이며, 그 속에는 번역하는 주체의 의도가 스며 있다.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해설) 유럽의 문화적 토양 위에서 성립한 'liberty'와 동아시아의 언어로 번역된 '자유'가 과연 등가적인가? 주로 메이지시대에 일본인에 의해 만들어진 번역어는 한국과 중국에 기표의 변화 없이 그대로 전파되었지만, 동아시아 각 지역에서 사용되는 '자유'가 서로 동일한 의미를 지니는가?
- 번역어의 성립 / 야나부 아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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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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