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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이 다르면 표현하는 방식(글쓰기)도 달라진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가가 되기 위한 7가지 조건 : 1) 책을 좋아하는 사람 2) 외국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 3) 말장난을 즐기는 사람 4)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은 사람 5)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6) 호기심이 많은 사람 7)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실 시는 말장난이 8할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먼저 사물이 있고 그 다음에 사물에 대한 아이디어가 따로 온다고 생각한다. ... 그러나 아이디어를 먼저 생각하고 사물을 연결시키는 방법이 상상력이다. ... 먼저 생각이 있어야 기발하게 사물을 볼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프랑스의 소설가 귀스타브 플로베르, 그는 이 세상에 동의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오직 하나 뿐인 올바른 낱말'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고 되풀이 해서 말했다. ... 그러니까 플로베르에 의하면 문장의 요체는 곧 명석함이라고 할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람의 생각은 대상에 따라서 고정적으로 일어나도록 훈련되어 있다. ... 구체적 대상이 없는 경우에는 저마다 생각의 흐름이 제각각이어서 그것을 그대로 적어 놓으면 의사소통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고정적이거나 혼란스러운 생각을 어떻게 글로 옮겨 놓아야 좋은 문장이 될까? 그것은 서로 다른 것을 적절하게 뒤섞는데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예상과 반대 예상. 현대 예술의 아버지 세잔는 일찍이 "데생과 색체는 별개가 아니다. 색을 칠함에 따라 데생도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그 둘이 함께 이루어져야 비로소 그림은 역동적인 힘을 발휘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의 구조를 늘 생각해야만 좋은 글쓰기를 할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원문을 읽고 해석하는 데에는 두 가지 단계를 거친다. 먼저 원문의 뜻을 파악하는 '발상'의 단계가 있고 그 발상을 완전히 우리말화하여 재구성하는 '표현'의 단계가 있다. 그런데 직역은 이 발상의 단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모국어의 발상과 표현은 거의 동시적, 무의식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통상 '말하면서 듣기'라고 한다. 그러나 외국어로 된 글을 읽고 발상을 일으켜 그것을 모국어로 표현해야 하는 번역가에게는, '말하면서 듣기'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모국어적 발상이 선행되어야 모국어다운 문장이 나온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번역가는 그렇지 못하다. 원문이라는 까다로운 괴물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번역가가 원문을 읽고 머리 속에 떠 올린 생각은 아직 모국어적 발상이 아니다. ... 생각을 떠올리는 계기를 마련해 주지만 동시에 모국어로의 표현을 방해하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도대체 원문이란 무엇인가? ... 의미 전달을 중시하는 책을 말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원문의 어떤 단어가 많은 뜻을 갖고 있을 때, 어떤 단어를 골라야 할까, 어떻게 표현하면 더 좋을까. 이 경우 어휘의 선택을 도와주는 것은 번역가의 해석이 달려 있다. 바로 여기에서 '번역가의 자유'라는 재량권이 인정되고 이 때문에 '번역은 글쓰기'라는 명제가 성립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우리말에서는 과거의 동작이 지속적이었는지, 아니면 1회적이었는지를 잘 구분하지 않는다. ... 그러나 헬라어나 프랑스어에 들어가면 사정은 달라진다. 헬라어는 과거의 동작을 미완료 과거, 과거완료, 단순과거 등 셋으로 구분한다. 이 같은 구분은 신약성서의 세계에서는 대단히 중요하다. ... 동사에 어떤 과거를 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사랑'의 상태가 확인히 구분된다. 프랑스어는 과거 동작이 1회적으로 끝났느냐 혹은 지속되었느냐를 구분하여 단순과거와 반과거의 시제형이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가의 자유와 의무는 원문의 흐름과 뜻을 잘 전달했는가로 최종 판단해야지, 원문에 없는 것을 넣었다, 혹은 있는 것을 뺐다는 기계적인 기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 번역가는 번역 기계가 아니다. 백퍼센트 기계적 대응은 불가능하다. 자연스럽게 번역가의 개성이 번역서 안에 스며들게 되며, 번역가의 글쓰기가 작동하게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서와 원서를 같이 놓고 읽으면, 아무리 잘된 번역이라도 원문과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왜 그럴까? 원서를 읽는 순간, 사람의 머릿속에 이미 어떤 해석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 '원문 그대로'라는 말은 분명 드높은 이상이지만 실제 번역에서 참으로 지키기 어려운 이상인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원문은 번역가를 도취하게 만든다. 원문은 너무나 강력한 힘이어서 자칫하면 속아 넘어가기 쉬운 사이렌이요, 히드라다. ... 무엇보다 깊은 관찰이 중요하다. ... '원문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이것이 번역가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첫번째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심란한 마음가짐으로는 작업할 수 없으니, 웬만한 일로는 동요되지 않는 평상심을 유지해야 한다. ... 악천후에도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원심마의(猿心馬意: 원숭이 같이 간사한 마음과 말처럼 마구 뛰논다는 뜻)도 가라앉힐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모든 일은 한번 좋으면 한번 나쁜 것이다. 평소 어려운 텍스트도 거부하지 말고 훈련해 두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을 쓰면 자기에게 익숙한 단어나 표현, 구문만 사용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그런 친숙한 것들보다 더 좋은 말이 분명히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비교하기 시작하면 한이 없다. 비교는 자신에게 스스로 모욕을 가하는 나쁜 사고방식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유명하지 않고,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더라도 좋은 책이라면 주저 없이 번역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자신보다 낫다고 생각되는 다른 번역가들을 연구하고 그와 경쟁하고 그를 넘어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가가 가장 부끄럽게 여겨야 하는 것이 오역이다. 번역가는 오역에 대해서 만큼은 불이과(不二過)의 정신으로 대해야 한다. ... 오역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절대 추측하지 않는 것이다. 한 점 의문 없이 어떤 단어와 구문을 이해하고 있는가를 늘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평일에 8시간은 무조건 작업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람은 하루에 8시간 이상 집중해서 일하기 어렵다. ... 밤새기나 벼락치기 번역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체력으로 일정한 시간에 지속적으로 작업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알맞은 취미를 가져야 한다. 취미가 뒷받침되어야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깨끗한 정신으로 작업에 임할 수가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라. ... 혼자서 자기복제 되는 언어와 문장으로는 계속 번역을 해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앞으로 번역가 생활을 계획한다면 지금부터 운동 취미를 가지는 것이 좋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은 단어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옮겨오는 것임을 늘 기억하라. ... 원문의 도움이 없으면 잘 이해되지 않는 그런 문장이라면, 그건 번역이 아니라 영어 단어들을 무의미하게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원문 그대로'라는 번역 원칙은 두 언어의 문법 구조를 도외시한 기계적 조언에 지나지 않는다. 번역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사람에게는 이론적 설득력이 있을지 모르나 실제 번역 현장에서는 통하지 않는 탁상공론인 것이다. ... 문법적 구조를 따라가기 보다는 그런 구조 속에 들어 있는 아이디어를 따라가려고 애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 번역은 단어난 문장을 1대1 대응 식으로 옮겨놓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옮겨놓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메이슨 그레이는 번역이란 곧 아이디어의 번역이라고 했다. ... 어떤 글을 읽고 일으키는 아이디어는 다 다르기 때문이다. ... 번역가에 따라 아이디어(발상)를 일으키는 것도 다르고 다시 그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 번역은 원문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로 귀결되므로 '번역은 글쓰기'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실 아이디어는 무(無)인가 하면 유(有)이다.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 높기도 하고 낮기도 하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아이디어가 내면이라면 글은 곧 그 표면이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원문의 아이디어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때로는 표면보다 내면에 더 신경 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쓰기를 위해 번역을 하는 작가도 많다. ... 창작과 번역이 서로 소통하는 글쓰기임을 보여준다. 외국어 실력이 뛰어나도 글쓰기 훈련이 없으면 훌륭한 번역가가 되기 어렵다. 번역가 지망생은 글쓰기에 힘써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문의 뜻이 원활하게 소통되지 않는데 원문 그대로 번역한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번역문의 뜻이 이해가 되지 않아 자꾸 원문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하는 번역, 이런 것은 독자에게 충실한 서비스를 하는 번역이 아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의 스펙트럼 상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번역관도 달라진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문화에 다양한 패턴이 있는 것 처럼, 번역도 어느 한 입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문파가 자유파의 번역을 비평하려고 할 때에는 (그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스펙트럼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추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일부러 오역하는 번역가는 없다. 그런대도 오역이 발생하는 것은 누구나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 오역은 대체 아예 모르는 경우, 사전 찾기 귀찮아서 추측한 경우, 모르지는 않는데 착각한 경우, 표면과 심층을 착각한 경우의 4가지 유형이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전을 찾기는 찾았는데 뜻이 너무 많아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망설여질 때에는, 원문의 맥락을 감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모르지는 않는데 착각한 경우는 번역가의 무의식과 관련된다. ... 선입견(혹은 무의식)이 작용하여 글을 잘못 읽게 되는 경우 곧 오역이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언어 표현에는 겉뜻(표면)과 속뜻(심층)이 있다. ... 작가가 잘 쓰는 표현이나 용어 때문에 표면과 심층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 겉으로는 긍정이지만 속으로는 부정이고 표면적으로는 칭찬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비난인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번역가는 이것을 잘 구분할 줄 알아야 오역을 막을 수가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오역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텍스트를 많이 읽어야 한다. 번역할 책을 여러 번 통독하는 것이 필수이다. 둘째, 하루의 번역량을 가능한 한 적게 책정해야 한다. 셋째, 번역을 완료한 후에는 완성된 번역 원고를 모두 프린트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해 본다. 넷쨰, 책이 출판된 다음에 평범한 독자 입장으로 돌아가 번역본을 통독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은 상투어와 관련해서 이렇게 말했다. "신문과 잡지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직유, 은유, 기타 비유법은 절대로 사용하지 말라."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남의 글을 자기 글처럼 쓰는 것이 상투성의 시작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이란 드로잉과 비슷하다. 드로잉은 몇 개의 선으로 사물의 윤곽을 표현하는 것이다. ... 한 솥 가득 끓인 국을 한 숟가락만 떠먹어도 전체 국 맛을 알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절대 상투를 잡아서는 안 된다. 상투를 잡지 마라, 이것이 글쓰기의 제1장 제1조가 되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하나의 문장에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들어가야 한다. ... 생각의 순서가 정리되지 않은 글쓰기는 피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쓰기의 진정한 중심은 하나의 문장이 아니라, 6 ~ 7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단이다. ... 하나의 문장 내에서 연결이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문단 내에서 각 문장이 잘 연결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연결의 가장 고난도 기술은 문단과 문단이 서로 잘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보통 기승전결이 뚜렷한 글은 역삼각형의 구조를 갖는다. ... 문장의 구조는 대체로 역삼각형, 정삼각형, 다이아몬드형이 일반적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여백을 남긴다는 것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않고서도 자신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 글 쓰는 사람은 독자의 읽기 실력을 믿고, 독자의 상상력이 높은 수전에 있다는 것을 미리 인정하고 상당한 여백을 남겨두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품은 뜻은 깊고 표현은 쉬워야만 하니 이것이 시인들이 어려워하는 바이다. (중국 송나라의 문화평론가 위경지)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어떤 특수한 입장에 귀가 얇아져서 보편적 입장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무를 유로 보아야 한다는 것은, 글쓰기에 비추어 보면 말하지 않으면서 말하는 것이다. ... 제대로 된 글은 표면을 통하여 어떤 내면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분야의 전문가가 그 책을 번역하는 것이데, 문제는 전문지식이 곧 번역 실력은 아니라는 점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가의 글쓰기 실력을 판가름하는 역자후기. 빠지기 쉬운 함정 세 가지. 1) 줄거리의 요약 2) 개인적 상황의 진술 3) 자기 지식의 과시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역자후기가 필요한 다섯 가지 이유. 1) 택스트에 집중하게 해준다. 2) 글쓰기에 도움을 준다. 3) 책을 많이 읽게 해준다. 4) 텍스트를 재검토하는 효과가 있다. 5) 독자에게 정성껏 봉사한다는 느낌을 준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역자후기를 쓸 때 정직, 용기, 겸손의 세 가지 덕목을 잊지 말자.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모든 게 아는 만큼 보이고, 연습한 만큼 나오지 않는가?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감동적 이야기는 어떻게 써야 할까. 우선 나의 이야기에 남의 이야기를 끌여들여야 한다. 하고자 하는 얘기를 갑이라고 한다면 그 반대 되는 을을 끌여 들여 어떤 종합을 이루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주된 뜻(주의)이 있으면 반드시 여기에 대적하는 뜻(적의)이 있어야 합니다. 문장을 별도로 만들어 적의로 주의를 공격해야 합니다.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의 명문 이건창)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누르고 눌렀던 생각이 저자의 내부에서 흘러 넘쳐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을 때 저자의 독특한 언어로 구체화시킨다면 좋은 글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니까 어떤 이야기나 생각이 저자의 내부에서 깊어지고 맑어지는 정화의 시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의 글을 써두고 몇 달이 지난 뒤에 다시 읽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찢어버리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좋은 발상이 좋은 글을 부른다. 글을 잘 쓰려면 먼저 자신이 글을 잘 쓴다는 평소의 엉뚱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천부의 재능이라는 것은 별로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 일찍이 프랑스 소설가 플로베르는 제자인 모파상에게 "재능이란 오랜 인내"라고 말한 바 있다. ... 번역가가 되려는 사람은 피나는 글쓰기 연습과 번역 연습의 과정을 거쳐 가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어떻게 해야 말의 동작, 제스처, 호흡을 잘 알아볼 수 있을까? 남이 써놓은 훌륭한 글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읽는 것으로 성이 차지 않으면 그 글을 아예 통쨰로 배껴보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의 추진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독자가 그 글을 어떻게 읽어줄 것인가를 정확히 예상하는 데 있다. ... 자기를 설득하지 못하는 글이 어떻게 남을 설득하겠는가.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남들과 폭넓게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다면 그것을 머릿속에 오래 간직해 두고 절이는 기간이 있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마지막 조언은 자기 글을 완전 남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좋은 구상을 갖고 있는 그림은 그리기도 쉽다. 문제는, 되지도 않는 그림을 미련스럽게 고집하여 억지로 끝까지 그리는 경우이다." (미술평론가 로버트 헨리)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대부분의 경우 기억 그 자체가 곧바로 글이 되지는 않는다. 그것을 겉으로 꺼내려면 기나긴 고통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어떤 기억을 단선적으로 기록해 놓으면, 그 글은 아무리 잘 써도 피천득의 <보스턴 심포니>나 윤오영의 <달밤>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글이란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있어야 하며 남의 흉내를 내서는 안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단선적 기록을 피하려면 글감의 개발이라는 화두가 중요하다. ... 세 가닥의 줄로 비비 꼬면서 묶으면 아주 단단하게 결박되어 사물이 아무리 버둥거려도 풀리지 않는다. 기억을 하나의 줄(에피소드)만으로 구체화하려는 것은 좋은 방법이 못된다. 서로 다른 것을 대립시키는 대구가 필요하다. 대구법은 알다시피 서로 다른 어떤 것을 대립시키는 수사법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주제를 말하기 위해서는 주제와 관련 없어 보이는 어떤 것을 도입해야 한다는 수사적 방법론.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대체로 보아 글감은 기억, 생각, 전통의 세 군데에서 나온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기억만으로 글을 쓰다보면 곧 한계가 온다. ... 따라서 두 번째 글감인 생각(외부 현상을 관찰하는 힘)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 전통의 계승은 통성한 글쓰기의 원천이다. 기존에 있던 작품이나 사상을 변형하여 새로운 글을 써내는 행위로서, 글쓰기의 좋은 밑천이 되어 왔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아름다운 문장(아름다운 여배우)으로 기억(누르고), 생각(돌리고), 전통(터치하고)을 동시다발적으로 말하면, 어느 하나만을 말할 때보다 훨씬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글쓰기는 처음에는 기억의 차원에서 출발하게 되나. 곧 사회와 역사의 차원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기억->사회->역자)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대체로 번역 계약서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다음 세 가지이다. 1) 원고 마감일 2) 번역료 3) 번역료 지불 방식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을 하다보면 300페이지짜리는 대략 두 달, 400페이지짜리는 대략 세 달 이렇게 평균적인 기간이 나온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번역료는 천차만별이다. ... 나의 경우는 3년 전부터 200자 원고지 1매당 4천 원을 받았다. ... 이렇게 매당 얼마를 받기로 정하는 방식을 계약서상에서 '매절'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출판계 내에서 통용되는 주된 번역료 지불 방식이다. ... 이와 다른 방식으로 '인세'가 있다. 이는 책이 팔릴 때 일정액의 원고료를 받는 방식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인생의 가치는 '즐겁게 노동'하는 데 있다." (촘스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더글러스 로빈슨 교수는 <번역가 되기>(1997)라는 책에서 번역가는 원문과 비교해 조금이라도 더 근접한 번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사람은 마흔이 되기 전에 일생 해야 할 일을 하나 잡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의 어떤 시련이 닥쳐오더라도 그 일을 자신의 성채·반석·대피소로 삼아 이겨나갈 수 있다. ... 처음에는 인생을 위하여 일을 잡았으나, 나중에 가면 일이 인생을 통제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나는 라틴어 공부를 하면서 영어 단어의 60퍼센트가 라틴어에서 온 것임을 알게 되었다. consider (고려하다) : sidus (별) <- com + sidus (별점을 치면서 문제를 숙고하다). desire (욕망하다) <- de + sidero (별로부터 시선을 돌리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내 번역 실력의 8할은 출판사의 편집자와 교열자에게서 얻어온 것이다. 그들이 고쳐놓은 내 문장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내가 평소에 쓰지 않는 단어나 어구 그리고 표현 등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그것들을 쓸 때가 생기면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번역 실력을 늘릴 수 있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문화적 제약 때문에 우리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지 않고 고상한 한자어 또는 영어로 그 말을 대체하려 애를 쓴다. 언어란 생각을 곧바로 쏘아대는 레이저 빔이 되어야지 몇 번을 갈아타는 환승역 많은 지하철 노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언어 형태는 하루 바삐 고쳐야 한다. 그래야 좋은 글쓰기의 방도도 생겨나게 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젊은 세대의 호흡과 취향에 맞는 글을 써야만 번역가로서 오래 갈 수 있다. ... 그들처럼 한글 위주의 문장이 되어야 하고 그 방편으로 국어순화에 힘써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감동이란 기분이 좋고 유쾌한 것, 감성의 만족, 욕망의 충족에서 오는 상쾌한 감정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결국 재미와 동의어이다. ... 글 쓰는 사람은 자신의 글이 감동적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 믿음이 없으면 결코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다. ...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 사랑을 밑천으로 남을 사랑할 수 있듯이. 글도 저자 자신을 먼저 감동시킬 수 있어야 비로소 남을 감동시킬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김성탄은 <서상기> 평론에서 문장의 네 가지 법칙을 제시했는데 곧 홍운탁월(빗대어 표현한 상징물 이해하기), 이당취수(비틀어 표현하여 반전 효과), 월도회랑(점층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긴장감 높이기), 묘처부전(생략함으로써 상상하게 만들기)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글쓰기의 요령을 채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글을 많이 읽는 것이다. ... 써보는 것이 읽는 것보다 5배 이상의 강도를 갖고 있고, 원문을 번역하는 것은 다시 배껴쓰기보다 5배 이상의 강도를 갖고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자신의 번역을 남의 번역과 비교하는 것은 더 좋은 번역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자신이 어떤 표현을 좋아하고, 어떤 구문을 싫어하고, 어떤 단어를 선호하는지 알게 되면, 그것을 더욱 확대 발전시키거나 아니면 억압, 배제하여 더 좋은 글을 쓰게 된다. 번역 연습을 해보면 말에 대한 감각이 남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노력이 최고이며 재능은 그 다음 문제인 것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홍운탁월(烘雲托月)은 달을 묘사하고자 하나 그것이 어려우므로 밝은 구름을 그려 달의 모습을 대신 보여준다는 뜻이다. ... 대상을 직접 그리는 방식이 있고, 그것을 둘러싼 환경을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이 있는데 홍운탁월은 후자라고 할 수 있다. (객관적 상관물 objetive correlative)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이당취수(移堂就樹)는 집을 옮겨서 나무 밑으로 가져간다는 뜻이다. ... 이야기의 흐름을 교묘하게 비틀어서 독자에게 서늘한 인식의 충격을 주는 기술을 말한다. ... 글쓰기는 결국 어떤 급격한 반전을 통하여 독자로 하여금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것이다. ... '낮설게 하기'와도 상관이 있다. 낮설게 하기는 러시아 문학 이론가들이 개발한 개념인데 브레히트가 연극에서 그것을 차용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월도회랑(月度廻廊)은 달빛이 복도와 계단을 지나고 창문을 지나 비로소 방안의 어둠 속에 혼자 앉아 있는 미인을 비춘다는 뜻이다. ... 이를 수사법에서는 점층법으라고 한다. ... 처음에는 좀 수수하게 시작하여 뒤로 갈수록 강력해지는 것은 예로부터 멋진 글을 써나가는 한 가지 방법이었다. 달빛을 회랑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은 기억을 상상력에 의해 숙성시키는 것(marinating)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인간의 기억은 원래 망각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일상생활 중에 망각되지 아니 하고 항상 기억되는 과거는 글쓰기의 밑천이 된다기보다 정신적 상흔(트라우마)이 되어 버린다. 프로이트는 뒤의 기억이 앞의 기억을 수정하는 것을 '기억의 사후성'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인간의 상상력이 발휘되어 그 기억을 더 아름답게 수정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상상력은 이 망각(수중)과 기억(수상)의 사이를 반복하면서 계속 기억을 아름답게 정화해 나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기억은 수중(水中)도 수상(水上)도 아닌 제3의 지역(수면水面)애서 고정이 되는데, 이때가 바로 월도회랑의 때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어떤 기억을 머릿속에 간직하여 오래 성숙시킬수록 그 것은 더 절실해진다. ... 회상에는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묘처부전(妙處不傳)은 작품의 진짜 포인트는 말하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 아는 것을 다 드러내지 말고 조금만 드러내면 묘처부전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열거하기는 어떤 주제와 관련된 사항들을 계속 나열하여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글쓰기 요령이다. ... 어떤 구조를 이루면서 글이 파상형(波狀形)으로 퍼져나간다. ... 강력하게 관심을 끌어들인 후 그것을 지속시키는 사항들을 계속 열거하여 층운형(層雲形)의 구조를 유지한다. ... 열거하기는 열거 사항들을 아주 절묘하게 통제하지 못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낮은 글쓰기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청진한실(淸眞閑實) - 판타지로서 진실 말하기. 청(淸)은 참신한 것을 뜻하는 바, 남이 한 말을 따르지 않고 남이한 말을 줍지 않는 것이다. ... 진(眞)은 저자가 하려고 하는 말을 저자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 훌륭한 이야기일수록 이런 그럴듯함의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 한(閑)은 여유있는 정취를 말하는 것이다. ... 소재는 눈앞에 벌어진 일이라기보다 기억 속에서 다시 회상된 어떤 것이어야 한다. ... "좋은 시는 눈앞의 풍경을 그리면서도 뜻을 말 밖에 있어 말은 끝나도 그 맛은 끝나지 않는다." (익재 이제현) ... 어떤 사물을 정말로 깊이 있게 안다면 그것을 아주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몽타주 - 서로 다른 것을 엮음으로써 강렬한 메시지 전달하기. ... 몽타주는 대구(서로 대조되는 것을 내세우는 방식)로부터 시작하다. 서로 다른 것을 하나로 엮어서 더욱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몽타주 기법은 글쓰기에서도 훌륭하게 원용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증신두항설 - 모방을 거쳐 독창적으로 글쓰기. 버지니아 울프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대해 "그녀는 (증)오, (신)랄함, (두)려움, (항)의, (설)교가 없는 글을 쓴다. 세익스피어 또한 그런 방식으로 글을 썼다."고 말했다. 울프는 어떤 인물에 대하여 증신두항설 없이 묘사할 수 있어야 비로소 훌륭한 작가라고 강조한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처음부터 창조적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선 남의 글을 보고서 그것을 배끼든 번역하든 모방해 보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다. 이렇게 하여 어느 정도 요령을 익히면 그 다음에는 자신의 생각을 가미해 나간다. ... 글쓰기를 잘 하면 번역을 잘 하고 번역을 많이 하다보면 자연 글쓰기의 요령을 익히게 된다. 이것은 자기도 모르게 이 모방과 창조의 과정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 번역은 글쓰기다 / 이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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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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