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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15 [인용 카드]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예술성과 창의성은 '격정'과는 별 관계가 없다. 예술의 토대인 미적 취향은 실은 격정을 억제하고, 지각을 섬세화하는 과정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창의성은 한국의 보수적인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격정으로 가득 찼던 중세인들은 대단히 보수적이고 인습적이었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과거에 한국인의 심성은 지배한 것이 '전쟁'의 공포였다면, 오늘날 한국인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시장'의 공포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 이렇게 공포는 습관을 낳고, 이 두 가지가 짝을 이루어 한국인의 보수성을 구성한다. 생존의 공포는 개개인에게 동질성에 대한 열망을 낳고 결국 모두의 획일성으로 실현된다... 한국에서의 창의성의 결여는 두개골 용적의 한계가 아니라 신체 전체의 한계, 그것은 인식론적 현상이 아니라 이제까지 한국인이 살아온 역사를 반양하는 존재론적 현상이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낙후성과 첨단성이 모순적으로 결합한 한국의 디지털 푸투리모스, 그것은 물론 동시에 가능성과 한계의 모순적 결합을 의미한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문자 문화에서 인터넷은 정보의 교류를 위한 망이나, 구술 문화에서 인터넷은 관계 맺음의 망으로 기능한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문자 문화에서 도박은 가벼운 오락에 불과하나, 구술 문화에서 도박은 무거운 삶의 진지함이 된다. 그 결과 역시 치명적이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게임은 디지털 구술문화 속의 '이야기'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똑같은 이진법을 한쪽에서는 '기술'로, 다른 쪽에서는 '주술'로 사용한 것이다. 이 사소한 '용도'의 차이가 두 문명의 운명을 갈랐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말은 발화하는 순간 공중으로 흩어지기에 말을 바꾸고도 잡아 떼면 그만이다. 그래서 구술 문화는 변했으면서도 변하지 않는 '항상성'을 갖는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활자문화를 대표하는 신문까지도 구술적이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우리가 모니터 위에서 보는 모든 영상이 실은 숫자와 문자로 그린 것이다. 젊은 세대가 들어 사는 게임 속의 세계도 실은 숫자와 문자로 지은 매트릭스의 세계다. 매트릭스의 아키텍트는 문자-숫자 코드의 마스터다. 그는 문자-숫자 코드로 그림을 만들고, 프로그래밍 당하는 자들은 그 그림을 세계로 알고 살아간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미래의 언어 능력은 책 안 읽고 그림만 보는 까막눈이 아니라, 이미지와 텍스트가 하나가 된, '상형문자적 능력', 그리고 소리와 문자가 하나가 된 '의성 문자적 능력'이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문자 없는 그림은 선사 시대의 주술적 상상력이고, 문자로 그린 그림은 디지털 시대의 기술적 상상력이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인터넷 글쓰기는 구술 문화에 가깝다. 오랜 사색으로 정재해 낸 주옥같은 언어에 담기는 독백적 글쓰기가 아니라, 반응이 오가는 상황에서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곧바로 글자로 옮겨 적는 대화적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쓰기의 범람 속에서도 글쓰기는 위기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이른바 '인문학의 위기'란 다름 아닌 이 '디지털 실어증'의 산물이다. 그 위기는 사회가 문자문화에서 영상문화로 이행하는데 따른 필연적 현상이다... 하지만 그림과 영상은 매체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 영상으로 문자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아가 숫자도 결국은 해석이 되어야 한다. 문자로 해석되지 않는 숫자는 한갓 무늬에 불과하다. 인간의 사유와 의식 자체가 언어로 구조화한 이상, 영상 문화가 아무리 발달해도 그 바탕에서 문자 코드는 여전히 작동할 수 밖에 없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주술 문화에는 '구체성', 영상 문화에는 '직관성'의 장점이 있다. 인문학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낯선 이 두 요소를 흡수해야 한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발터 벤야민은 이미 '산만함'을 현대적 지각의 특징으로 들었다... 문자 시대에는 하나의 텍스트에 침잠하는 능력이 중요했다. 하지만 요즘은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어느 하나에만 집중을 해서는 생존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이런 시대에는 쏟아지는 정보를 신속하게 훑어서 그 중에서 중요한 것만 걸러내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로 조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물론 그것은 어느 한 가지에 깊이 침잠하는 그런 종류의 집중이 아니라, 분산된 주의력을 총괄하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집중력일 것이다. ... 개인(individual)이 근대인의 조건이라면 분열자(dividual)는 탈근대적 인간의 조건이다; '조건'이란 거부할 수 없는 환경을 뜻한다. 현대인은 어차피 분열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고증'은 중장년층, '판타지'를 젊은 층에 귀속시킨다. 실제로 이것은 역사를 바라보는 세대의 차이다. 나아가 그 차이를 만든 미디어의 차이이기도 하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이미지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 영원한 현재 속에서 과거는 역사적 판타지(HF)의 배경이며, 미래는 과학적 판타지(SF)의 원천일 뿐이다. 과거와 미래는 현제로 와서 오락이 되고 드라마가 된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원본을 대신하는 복제, 원본 없는 복제, 원본보다 더 원본 같은 복제를 흔히 '시뮬라크르'라 부른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명품의 소비자는 '상품'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기호'를 소비한다. 상품의 물리적 속성을 사는 게 아니라 상품과 상품의 사이, 상품과 상품의 차이에 그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어떤 것이 '사실'인 것과 어떤 것을 '사실'로 믿는 것은 다르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세계는 이미 버추얼 리얼리티를 넘어 리얼 버추얼리티 단계로 접어들었다. ... 연출된 현실이 늘어나다 보면, 진짜 현실마져 가상으로 의심받게 된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영상은 텍스트와 달라 기승전결의 선형적 순서가 아니라, 정지된 시간 속의 종합적 인상으로 수용되게 마련이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영상의 시대란 대중이 카메라를 위한 신체가 되는 그런 시대다. 인간의 만남이 네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루어질 때, 사진은 그 자체가 실물의 현존으로 통하게 된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꿈이 현실이 되고, 상상력이 생산력이 되는 시대는 과거와는 다른 신체를 요구한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인간이 발휘하는 상상들 중에서도 실제로 실현되는 것은 오직 이윤 창출과 관련된 것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소수의 사람들에게 노마드는 더 높은 가능성의 세계로 도약하는 것을 의미하나, 다수의 사람들에게 노마드는 아직 일할 나아에 직장에서 쫓겨나 노동사무소를 전전하거나, 퇴직금으로 창업을 해야 할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을 의미한다.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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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래지기